지난 10월 15일부터 18일까지 미국 Phoenix에서 개최된 INFORMS 2023 Annual Meeting에 참석하였다. 처음으로 참석하는 해외 학회이기 때문에 기대도 물론 컸지만 걱정반+걱정반 이었다. 이번 학회를 참석하며 정말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아래와 같이 정리해보았다.

[학회]
  INFORMS가 정말로 큰 학회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컨벤션 센터 2개 동을 전부 쓰고도 하얏트 호텔을 추가로 사용했고, 다운 타운에 걸어다니는 사람은 거의 전부 INFORMS Badge를 차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사전에 세션 리스트를 보며 어떤 세션을 들을지 찾아봤었는데 세션이 너무 많아서 일일이 다 확인하기도 어려웠을 정도였다. 그만큼 큰 학회에 내가 하나의 세션에 스피커로 참석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INFORMS는 AI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수많은 분야의 연구원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고, AI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세션도 청취할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다. 하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고, 다른 분야의 세션은 내가 이해하기에는 어려웠다. 물론 더 문제가 되었던 것은 '영어' 였다. 이번 학회를 통해 가장 크게 느낀점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것이다. 영어를 못해서 제 능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또한 다른 스피커들의 연구를 이해하는데도 한계가 있었다. 영어권 사람들이니까 그렇겠지, 나 같은 비영어권 사람들은 비슷한 처지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았다. 출신 국가와는 상관없이 다들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이루어졌고 발음/억양/속도 등을 떠나 정말 학문을 위한 소통이 이루어 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도 그들 사이에 융화될 수 있도록 정말 피나는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모든 세션이 완벽하지는 않았다. 단순히 PPT를 읽는 사람, 정말 하나도 못 알아보게 PPT를 만든 사람, 기본적인 시간도 지키지 않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절대 대다수의 스피커들은 본인의 연구를 정성들여 설명하고 의견을 나누면서 건설적인 토론이 이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나에게 많은 자극이되었다. 세션 청취 외에도 Data Mining Society Business Meeting에 참석하여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수님들이 서로 네트워킹하며 연구를 이어나가는 것을 보면서 이번 학회를 참석하지 못했다면 볼 수 없었을 것을 많이 경험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저녁 리셉션도 개최되고 수많은 사람이 참가하고 즐기는 것을 보면서 학회를 통해 연구하고 즐기고 소통하는 문화, 학회의 꽃같은 시간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발표]
  작년 대한산업공학회 발표 후기를 작성하면서 외국에서 개최되는 학회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후기를 썼었다. 결국 시간이 흘러 미국에서 개최되는 INFORMS에서 발표를 하게되어 뿌듯함과 성취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앞에서 썼듯이 영어, 특히 리스닝과 스피킹을 못함을 절실하게 느꼈고, 질의응답 과정에 있어서 100% 만족할만큼 원활하지는 못했던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더 잘 답변할 수 있었을것 같고, 발표도 더 여유롭게 잘 할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100% 만족 할 수 있는 발표를 위해 더욱 노력해야겠다. 그리고 발표를 끝내고 질문을 받으면서 질문이 있다는 것 자체가 나의 발표를 경청했고 궁금한게 생긴다는 것이기에 질문자에게 감사하다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다음 세션부터는 부족한 영어이지만 질문도 하고 답변도 듣고 하면서 더욱 학회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미국]
  10년도 더 전부터 미국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 같았었다. 결국 이번에 학회 참가를 위하여 생에 최초로 미국을 방문하게 되었고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주변의 모든 것이 다 새롭게 다가왔다. 쨍하게 내리쬐던 Phoenix시의 햇살, 반갑게 맞이해주는 택시 기사님 등 입국 심사부터 시작하여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모든 것이 새로웠고 재밌었다. 하지만 한국과 다르게 불안함이 느껴지는 치안과 하나같이 짠 음식들을 겪으면서 이 나라에서 적응하고 살아가는 수많은 유학생들이 굉장히 대단하게 느껴졌다. 또한 Waymo가 아주 자연스럽게 삶에 녹아 들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신기술에 대한 제도적 뒷 받침이 정말 필요하구나, 또한 이러한 첨단의 기술을 구현하는 기업이 세계를 이끌어가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을인데도 불구하고 41도에 이르는 날씨가 매우 인상 깊었지만 습도가 낮아 그늘에만 있으면 또 괜찮았기에 생각보다 맘에 드는 날씨였다. 또한  Arizona State University(ASU)를 방문했었는데 이렇게 뜨거운 날씨에도 활발하게 움직이는 학생들을 보면서 넘치는 열정과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만약 나도 미국에서 대학 생활을 했었다면 인생이 어떻게 달라졌을지 상상해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미국 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밟는 생각이 마음 한구석에 있었는데 조금 더 커진것 같다.

이번 학회를 위해서 열심히 발표 준비하고 또 같이 고생한 동료 연구원들과 뜻 깊고 재밌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다함께 치열하게 준비하고 또 함께 즐겼기에 너무나도 소중한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