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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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

기억과 기록, 그리고 미래

기억과 기록, 그리고 미래   사람을 포함한 동물들의 기억력 지속시간은 얼마나 될까? 물론 이 질문에 하나의 숫자로 답하기는 어렵다. 무엇을 기억하느냐에 따라 다르고, 작업기억·장기기억·공간기억·사회적 기억처럼 기억의 종류에 따라서도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분명한 사실이 있다. 기억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능력은 단순히 과거를 붙잡아 두는 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의 행동을 결정하고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기억이 오래 지속된다는 것은 과거의 정보를 오랫동안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다시 꺼내 쓸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곧 경험을 자산으로 바꾸는 능력과도 같다. 반대로 기억 지속시간이 극도로 짧다면,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거의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게 된다. 가령 어떤 동물이 독이 있는 버섯을 먹고 심한 배탈을 겪었다고 하자. 정상적인 기억 체계를 가진 동물이라면 그 불쾌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는 그 버섯에 가까이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만약 기억력 지속시간이 겨우 3분에 불과하다면 어떨까. 3분 동안은 그 버섯을 피하겠지만,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왜 배탈이 났는지 잊어버린 채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 있다. 이처럼 기억은 단순한 저장 기능이 아니라, 미래의 선택과 행동을 이끄는 생존의 장치이다. 기억의 중요성은 인간에게서 더욱 극적으로 드러난다. 인간은 본래도 비교적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는 종이지만,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기억을 외부에 저장하는 방법까지 만들어 냈다. 문자와 숫자를 발명했고, 이를 통해 기록을 남겼으며, 더 나아가 인쇄술과 같은 기술을 통해 그 기록을 널리 전달하는 체계까지 구축했다. 이는 인간의 기억 지속시간을 사실상 개인의 생애를 넘어 세대와 시대를 관통하도록 확장한 일이라 할 수 있다. 한 개인의 뇌는 유한하지만, 기록은 무한히 축적되고 전승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오늘날 조선시대 단종이 숙부인 세조에 의해 폐위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것도 기록 덕분이다. 기록이 없었다면 우리는 그러한 역사적 사건을 전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결국 인간은 기억을 단지 뇌 속에만 보관하지 않고, 종이와 책, 제도와 문화 속에 저장해 왔다. 그리고 바로 그 축적된 기억 위에서 문명이 발전해 왔다. 철학, 문학, 과학, 의학을 비롯한 모든 학문은 선대의 기록과 성찰 위에서 성장했다. 과거의 사유와 실험, 성공과 실패가 남겨졌기에 다음 세대는 같은 출발점에서 다시 시작하지 않고, 더 높은 수준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과거를 오래 기억할수록 미래를 더 정교하게 설계할 수 있다. 인간이 실수를 줄이고, 지식을 축적하며, 문명을 발전시켜 온 이유도 결국 기억의 힘에 있다. 그런 점에서 기억은 단순히 지나간 시간을 보관하는 기능이 아니라, 미래를 여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원리는 오늘날 인공지능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인공지능 모델 역시 과거에 축적된 방대한 기록, 곧 데이터에 기반해 만들어진다. 인간이 경험과 기록을 통해 배우듯, 인공지능도 데이터라는 형태로 남겨진 과거를 학습하여 새로운 판단과 예측을 수행한다. 결국 인간의 문명과 인공지능의 발전 모두, 과거를 얼마나 잘 기억하고 축적하며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Written by 김성범 교수님 김성범 교수님
2026.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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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

목표가 아니라 목적을 위해

목표에 빠지지 말고 목적을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목표는 달성 여부가 분명한, 매우 구체적인 개념입니다. 반면 목적은 가치와 방향성에 관한 것이기에 상대적으로 모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예를 들어, 고려대학교 DMQA 연구실에 입학하겠다는 것은 하나의 목표입니다. 그러나 DMQA를 발판으로 데이터사이언스 학문을 발전시키는 삶을 살겠다는 것은 목적에 해당합니다. 마찬가지로 DMQA 졸업 후 특정 기업에 입사하겠다거나 대학교수가 되겠다는 것 역시 목표입니다. 반면 기업에서의 연구와 실무를 통해, 혹은 대학 교수로서의 교육과 연구를 통해 세상을 보다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며 살아가겠다는 삶은 목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 사회는 대학생, 대기업 사원, 의사, 약사, 검사, 변호사, 교사, 대학교수, 국회의원과 같은 ‘직업적 목표’를 지닌 사람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 결과, 해당 직업을 달성한 이후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선택이나 행동을 보이며 살아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는 직업 그 자체가 목표였기 때문에, 그 이후를 이끌어 줄 더 큰 목적, 즉 삶의 방향과 꿈이 존재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하며 살아갈 것인가(What),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How)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본질적인 질문은 왜 살아가는가(Why)입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의 삶의 목적을 묻고, 되새기며 살아가야 합니다.
Written by 김성범 교수님 김성범 교수님
2026.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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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

30대 초반까지 해야 할 단 하나의 투자

여태까지 내가 했던 선택 중 가장 잘한 일 하나를 꼽자면, 20대와 30대 초반까지 주식이나 각종 재테크에 거의 신경 쓰지 않고 오롯이 스스로의 내공을 쌓는 데 집중한 일이다.당시에는 새롬기술처럼 단기간에 큰 수익을 안겨주는 주식들이 넘쳐났고, 실제로 1년치 생활비를 단번에 벌었다는 친구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 대부분은 2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의 소득에 머물러 살아가고 있다.적어도 30대 초반까지는 시간으로 돈을 벌려고 애쓰기보다, 돈으로 시간을 벌어야 한다. 시간을 확보해 자신에게 투자하면, 돈은 결국 그 뒤를 따라오게 된다. 생활비가 당장 절실하지 않다면, 푼돈을 벌기 위해 시간을 소모하지 말자.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시간으로 돈을 버는 대신, 차라리 카페에 돈을 내고 앉아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시간을 버는 것이 훨씬 더 값진 선택일 수 있다.
Written by 김성범 교수님 김성범 교수님
2025.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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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025.11

성공 vs 실패

성공하는 것과 실패하는 것은 차이가 없습니다.왜냐하면, 둘 다 무엇인가를 시도했다는 얘기이니까요.중요한 것은 지금 무엇인가를 하는 것입니다. 
Written by 김성범 교수님 김성범 교수님
2025.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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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025.10

“No”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졌다간 *된다.

누군가 악의적으로 일을 시키는 경우는 현실에서는 매우 드물다. ‘악의적이다’라는 판단도 일을 받은 사람의 입장에서 생긴 생각일 뿐, 객관적으로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일을 맡았을 때 정말로 감당할 수 없는 일이라면 “할 수 없다”고 말할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도 있다. 그 말에 공감은 가지만, 실제로 한 사람이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맡게 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웬만하면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마음으로 임하는 것이 좋다. 괜히 용기 내어 거절했다가는 이후에 어떤 일도 맡지 못할 수 있다.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낼 필요도 없고, 실제로 그렇게 할 수도 없다. 다만 스트레스를 잘 조절하며 성실히 임하면 된다. 조직에서 진짜 힘든 것은 일이 많은 것이 아니라, 일이 주어지지 않는 것이다. “No”라고 말할 용기보다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려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 
Written by 김성범 교수님 김성범 교수님
2025.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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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2025.10

슈퍼 히어로

견딜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운가요? 타인 때문에 힘든가요? 그렇다면 거울을 보세요. 당신을 지켜주고 구해줄 진짜 슈퍼 히어로가 그곳에 있을 겁니다.
Written by 김성범 교수님 김성범 교수님
2025.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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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

소통능력

앞으로 AI시대에는 소통능력이 중요하다는 사실 모두 잘 알고 있지요?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상대방에게 말로 혹은 글로 잘 전달하고 싶나요? 그렇다면 제발 노력을 하세요.맨날 버벅대면서 히히대지 말구요... .
Written by 김성범 교수님 김성범 교수님
2025.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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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

누가 1등?

여러분 한 번 보세요. 1등이니까 열심히 하나요?아닙니다.열심히 하니까 1등이 되는 겁니다. 연구실에서 가장 잘 하는 사람도 가만 보면가장 열심히 하는 하는 사람입니다.  
Written by 김성범 교수님 김성범 교수님
2025.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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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

야곱의 외삼촌 라반

구약성경 창세기에는 야곱의 이야기가 나온다. 가족에게 외면당한 그는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피신하게 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곳에서 더 큰 고통을 겪는다. 라반은 야곱을 이용하고 억압하며, 결국 야곱은 가족에게서 받은 상처보다 더 깊은 상처를 안게 된다. 성경에서 라반은 종종 불신과 탐욕의 인물로 그려진다. 생각해 보면, 우리 주변에도 라반 같은 사람들이 있다. 이유 없이 나를 힘들게 하고, 때로는 나의 선의조차 의심하게 만드는 존재들. 하지만 성경은 그런 라반과 같은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가르쳐 준다. 그들도 하나님의 계획 안에 있다는 것, 그리고 그들을 통해 나를 단련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이럴수록 우리는 사람보다 하나님을 먼저 바라봐야 한다고 한다. 나를 견디기 힘들 만큼 괴롭히는 사람도, 결국 하나님의 손에 의해 내 앞에 놓인 존재라면,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진다. 억울함과 분노가 고요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스치고 지나간다. 혹시 나는 누군가에게 라반은 아닐까? 혹시 라반 자신도 또 다른 라반에게 상처받고 있는 건 아닐까? 나로 인해 아파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 사실을 알고나 있는 걸까? 그렇다면, 나 역시 라반에게 받은 상처를 치유받는 데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나로 인해 누군가 상처받지 않도록 돌아보고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결국 중요한 건 상처를 어떻게 치유받을까가 아니라, 처음부터 어떻게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아닐까. 그러니 이제는 다른 방향으로 마음을 돌려야 할 때다. 서로 상처를 주지 않고 살아가는 삶이란 어떤 것인지, 하나님은 그런 삶을 우리에게 어떻게 말씀하고 계신지, 귀 기울이고 진지하게 이야기 나누어야 하지 않을까. 라반에게 받은 상처는, 하나님의 위로와 은혜로 조금씩 치유되어 간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 순간, 내가 누군가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하나님을 믿는 나부터,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겠다. 누군가에게 또 다른 라반이 되지 않기 위해서.
Written by 김성범 교수님 김성범 교수님
2025.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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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

일기

기록은 참 중요하다. 어쩌면 우리가 그 가치를 너무 쉽게 지나치는 건 아닐까. 최근 인공지능이 주목받는 이유도 결국 ‘기록’에 있다. 인공지능 모델은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는데, 그 데이터란 결국 인간의 기록이 축적된 결과다. 기록이라고 하면 흔히 역사책이나 고서 같은 거창한 무언가를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우리 일상에서 끊임없이 남겨지는 자취들이 모두 기록이다. 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한 내용,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사고판 흔적, 학교나 직장을 오간 이력, 제품이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과정, 야구 경기내용, 몸의 건강 상태,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의 하루하루를 담은 일상들. 이런 사소해 보이는 기록들이 모여 삶을 설명해 주는 근거가 된다.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기록은 바로 ‘일기’다. 일기는 단순히 하루를 정리하는 행위가 아니다. 내가 살아온 삶의 궤적을 스스로 기억하게 해주고, 지나온 시간들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겨주는 소중한 수단이다. 우리는 쉽게 과거를 잊고 현재에 휘둘리며 살아가곤 한다. 하지만 기록이 있다면, 삶을 잊지 않고 ‘쌓아’갈 수 있다. 그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나는 2012년 6월 22일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의 기억은 대부분 사진에 의존해야 할 뿐이다. 어린 시절은 그렇다 치더라도, 성인이 된 이후의 내 삶이 어땠는지 문득문득 궁금해질 때가 많다. 대학 시절, 군 복무 시절, 조지아텍 유학 시절, 텍사스대학교 교수로 일하던 시간들... 얼마나 치열하고도 의미 있는 시간들이었나. 그 시절 나는 뜨겁게 사랑했고, 낮밤을 가리지 않고 깊이 공부했으며, 한 여인의 남편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다. 처음으로 ‘대학교수’라는 직업을 갖게 되었고,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스스로를 단련시켰다. 미국에서 보낸 10년의 생활은 그 자체로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그런데도 그 시절의 하루하루가 어떠했는지, 이제는 아무리 애써도 떠오르지 않는다. 기록하지 않았으니, 누구를 탓하겠는가. 그래도 다행인 것은, 2012년 이후에 나의 삶은 언제 어디서나 꺼내 볼 수 있다. 기록은 미래에 꺼내 보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현재를 보다 또렷이 살아가기 위한 장치다. 오늘을 잘 기억하면, 어제가 자연스레 연결되고 내일은 더 깊이 있게 다가온다. 그렇게 쌓여가는 삶은 어느새 풍요로워지고, 결국엔 행복으로 이어진다.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되지 않는다. 기억되지 않으면 내 삶은 흘러갈 뿐, 쌓이지 않는다. 이 단순하지만 강력한 진실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었으면 한다.
Written by 김성범 교수님 김성범 교수님
2025.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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