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7월 5일 오후 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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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범 교수님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인가.' 이 질문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는 때로 기쁘고, 때로는 슬프며, 때로는 화를 낸다. 그렇다면 나는 기분이 좋은 사람일까, 아니면 기분이 나쁜 사람일까. 어떤 때는 한없이 인자하지만, 또 어떤 때는 쉽게 분노한다. 그렇다면 나는 인자한 사람일까, 아니면 화를 잘 내는 사람일까.
가만히 살펴보면 나는 계속 변한다. 주변 환경과
조건에 따라 이렇기도 하고 저렇기도 하다. 그렇다면 변하는 이것이 정말 '나'일까. 변하지 않는
나는 무엇일까.
내가 빨간색을 빨간색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내 눈이 본래 어떤 색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색이 나타나면 그저 색으로 알아차릴 뿐이다. 내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본래 특정한 소리를 붙잡고 있지 않기에 소리가 나면 그것을 들을
수 있다.
부러움도 다르지 않다. 누군가를 부러워하게
되는 것은 그 사람이 나타나기 전에는 그 사람을 의식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움 또한 그렇다. 그 사람을 알기 전에는 미워할 대상도 없었다. 결국 부러움도 미움도
어떤 조건이 갖추어질 때 생겨나는 감정일 뿐이다.
이처럼 우리의 감정과 생각은 대부분 조건에 의해 일어난다. 조건이 바뀌면 감정도 바뀌고, 조건이 사라지면 감정도 함께 사라진다. 그렇다면 그것은 진정한 내가 아니라 잠시 일어났다 사라지는 현상일 뿐이다.
그래서 무엇인가가 두렵거나 누군가가 부러울 때, 그
감정을 밀어내려 하지 않는다. 충분히 느껴 보고, 그 감정이
어떤 조건에서 생겨났는지를 차분히 살펴본다. 그러다 보면 그 감정은 실체를 잃고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조건이 사라진 자리에는 원래부터 흔들리지 않던 내가 남는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더 이상 부러움도 미움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