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므라이스를 만들 줄 아는 사람은, 오므라이스 레시피만 잘 외워서 그대로 따라 하면 된다. 그렇게 하면 오므라이스 하나는 맛있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레시피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레시피에만 의존하는 사람은 결국 오므라이스만 만들 줄 아는 사람이 된다.


반면, 음식의 원리와 맛의 구조를 이해한 사람은 다르다.
그 사람은 단순히 오므라이스뿐 아니라, 그와 비슷한 다른 요리들도 얼마든지 응용해서 만들 수 있다.
재료가 바뀌어도, 상황이 달라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맛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김치찌개도 마찬가지다.
김치찌개 레시피를 외워 만든다면, 그 찌개 하나는 맛있게 완성될지 모른다.
하지만 된장찌개를 만들려고 할 때는 다시 처음부터 레시피를 찾아야 한다.
레시피 하나에 묶여 있는 한, 요리는 늘 '하나씩'밖에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물 요리의 기본 원리를 이해한 사람은 다르다.
김치찌개건, 된장찌개건, 부대찌개건 간에, 어떤 재료를 넣어도 그 조화와 맛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레시피 없이도 맛을 낼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은 진짜 요리의 세계에 들어선 셈이다.


결국 중요한 건 ‘레시피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원리를 체득하는 것’이다.
배움이란 그렇게 점에서 선으로, 선에서 면으로 확장되어야 비로소 진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