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2월 21일 오후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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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공학이 뭐에요? 산업공학 전공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문이다. 사실 나도 학생들이 이 질문을 하면 겉으론 웃으면서 매우 차분하게 대답을 하지만 등에선 식은 땀이 흐른다.
공과대학에 있는 다른 학과들 즉 기계, 전자, 전기, 화학, 신소재(재료), 토목, 환경, 건축 등은 그 학과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학과 이름을 통해서 어렴풋이 나마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산업공학의 “산업”은 참 애매하고 그 범위가 매우 넓다. 맞다. 산업은 농경산업, 수렵산업, 제조산업, 군수산업, 물류산업, 서비스 산업 (의료, 금융, 백화점,..) 등 다양하게 존재한다.
미국 Pennsylvania State University에서 1908년 산업공학과가 세계 최초로 설립되었을 당시 선진국의 경우 대부분 생산 및 제조업이 산업에 주를 이루었다. 제품을 대량으로 그리고 효율적으로 제조하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가 필요했으며 이런 복잡한 단계들이 얽혀있는 제조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람, 부품, 기계, 비용, 에너지 등 여러 요소 (component) 들의 유기적인 관계에 대한 연구가 필요했다. 이런 유기적인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요소 하나 하나의 이해도 중요했지만 더불어 이들의 전체적인 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기법 및 전략이 필요했다. 이후 1,2차세계대전 때에는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군사작전 그리고 군수물자의 효율적인 수송문제 등이 그 시대 최대의 화두로 대두되면서 이런 문제를 풀 수 있는 Operations Research기법들이 속속 개발되었다.
세월이 지나면서 산업의 주체는 계속 바뀌게 된다. 컴퓨터의 발달로 정보 및 IT산업이 발달했고 최근에는 이를 이용한 각종 서비스 산업이 유행이다. 물론 제조, 군수, 물류산업 등 전통적인 산업도 (책에 비교하자면 스테디셀러와 같이) 꾸준하게 주목 받고 있는 분야이다.
이렇듯 산업공학은 산업의 변천사에 따라 그 주제와 관심사가 변화해 왔지만 산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을 효율적으로 계획하고 관리하는 기법을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기본 틀에는 변함이 없다. 바로 그 기법들을 배우는 학문이 산업공학이다. 기법도 산업의 종류와 시대에 따라 변천해 오고 있지만 산업공학에서 대표적으로 배우는 기법을 크게 분류해 보면 최적화(Optimization), 확률/통계(Probability/Statistics), 그리고 컴퓨터(Computer) 이다. 물론 이 기법들은 큰 분류에서이고 보다 세분화 해 들어가면 많은 기법들과 응용분야가 나오게 되며 이것들을 산업공학에서 배우고 연구하고 있는 것이다.
짧게 요약해 보자면 산업공학은 산업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의 유기적인 상관관계를 이해하고, 시스템 전체적인 관점에서 효율 및 이익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방법/기법에 대해 배우고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하겠다.
이렇듯 산업공학은 다른 공학분야와는 달리 응용이 주가 되는 분야가 아니기에 산업공학전공자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을 하고 있다. 혹자는 말한다. 산업공학이 하나에 집중을 하지 않고 너무 이것 저것 다루다 보니 깊이가 없는 학문인 것 같다. 물론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지식의 깊이가 없는 산업공학자가 되느냐 아니면 여러 분야에 대한 폭 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융합적인 사고를 가진 산업공학자가 되느냐는 바로 산업공학자 여러분들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