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8월 26일 오후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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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이
[학회 후기]
2026년 8월 24일부터 26일까지 예산 스플라스 리솜에서 열린 한국데이터마이닝학회 하계학술대회에 참가하였다. 이번 학회는 “From Data to Action: Agentic AI Meets the Physical World”를 주제로 초청강연, 기업 강연, 우수학회 논문발표 등 여러 세션이 진행되었다. 우수학회 논문발표의 경우 여러 세션이 동시에 진행되어, 평소 관심 있던 분야뿐만 아니라 제목을 보고 궁금해진 연구들도 찾아서 들어보았다.
이번 학회에서 특히 좋았던 것은 우수학회에 발표된 연구들을 연구자의 설명으로, 그것도 한국어로 직접 들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논문으로 읽었다면 이해하는 데 꽤 오래 걸렸을 내용도 연구의 배경부터 핵심 아이디어까지 설명을 들으니 훨씬 쉽게 따라갈 수 있었다. 내가 평소 잘 접하지 않았던 분야의 연구들도 부담 없이 들어볼 수 있어 좋았다. 특히 익숙한 주제 안에서도 새로운 접근을 접할 수 있었고, 평소 잘 알지 못했던 방법론을 새롭게 알아가는 재미도 있었다.
초청강연과 논문발표 모두 유익했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여러 연구를 한자리에서 접하면서 앞으로 연구할 때 참고해보고 싶은 아이디어도 얻고 좋은 자극도 많이 받을 수 있었다. 평소에는 내가 하고 있는 연구에 집중하다 보니 다른 분야의 연구를 깊게 볼 기회가 많지 않은데, 학회를 통해 잠시 시야를 넓혀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발표 후기]
이번 학회에서는 산업 현장 이상 탐지를 위한 비전·언어 모델 기반 멀티 에이전트 추론 방법론을 주제로 포스터 발표를 진행하였다. 산업 현장에서 수집되는 이미지에 대해 VLM을 활용하여 정상과 이상을 판단하고, 하나의 모델에만 의존하기보다 여러 에이전트의 추론 결과를 함께 활용하여 보다 안정적으로 이상을 탐지하는 방법을 다룬 연구이다.
이전에도 포스터 발표를 해본 적은 있지만, 이번 발표를 하면서 포스터 세션의 장점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한 장에 압축된 연구 내용을 짧은 시간 안에 처음 보는 사람에게 설명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하지만 같은 내용을 여러 번 설명하다 보니 사람들이 어느 부분에서 궁금해하는지, 어디에서 설명을 조금 더 해야 하는지가 점점 보였다. 질문이나 반응에 맞춰 설명의 순서나 표현을 조금씩 바꾸다 보니 뒤로 갈수록 나 역시 훨씬 편하게 핵심을 전달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바로 앞에서 상대방의 반응을 보면서 설명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포스터 발표의 좋은 점이라고 느꼈다.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부분은 바로 조금 더 풀어서 설명하고, 관심을 보이는 부분에서는 더 깊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여러 사람에게 가까이에서 연구 내용을 설명하고 서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었던 점에서 좋은 경험으로 남았다.
[청취 후기]
1) AlienLM: Vocab 변환을 통한 API 환경에서의 대형언어모델 데이터 비식별화 방법론 (ICML 2026, 서울대학교 김재희)
우수학회 논문발표가 Session A와 B로 나뉘어 있어 어떤 발표를 들을지 프로그램을 보다가, ‘Alien’과 ‘LM’이라는 조합이 눈에 띄어 듣게 된 발표이다. 이름 그대로 자연어를 사람이 읽기 어려운 ‘외계어’로 바꿔 외부 API 기반 LLM을 사용하는 방법을 다룬 연구였다. 민감한 데이터를 그대로 외부 LLM에 전달하기 어렵다는 문제에서 출발해, 데이터를 외계어로 변환한 뒤 LLM이 이 표현을 이해하도록 학습한다.
재미있었던 점은 단순히 단어를 아무렇게나 바꾸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람 입장에서는 원래 단어를 알아보기 어렵게 편집 거리를 크게 만들면서, LLM 입장에서는 기존 의미를 최대한 유지할 수 있도록 임베딩 유사도를 고려해 vocab을 구성한다. 모델을 내부로 가져오는 대신 데이터 자체를 다른 표현으로 바꿔 외부 모델을 사용한다는 발상이 직관적이면서도 꽤 재미있었다. 실제로 난독화를 적용했을 때의 성능 저하뿐만 아니라 여러 복원 공격에 대해서도 함께 검증하고 있어, 실제 활용까지 염두에 둔 연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2) AnoStyler: Text-Driven Localized Anomaly Generation via Lightweight Style Transfer (AAAI 2026, 성균관대학교 소유림)
두 번째로 재미있게 들은 발표는 text-guided style transfer를 이용해 이상 이미지를 생성하는 AnoStyler이다. 이상탐지는 비교적 익숙한 분야이지만, style transfer를 이용해 이상 데이터를 만든다는 접근은 개인적으로 많이 접해보지 않아 발표를 듣는 내내 흥미로웠다. AnoStyler는 diffusion과 같은 큰 생성 모델을 사용하는 대신, 정상 이미지의 특정 영역에 텍스트로 표현된 이상 특성만 반영하는 방식으로 synthetic anomaly를 생성한다.
dot, line, freeform 형태로 이상이 들어갈 영역을 만들고, 객체 이미지에서는 SAM으로 얻은 foreground와 결합해 객체 내부에만 이상이 생기도록 한다. 무엇보다 재미있었던 것은 요즘 이미지 생성이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diffusion 같은 큰 모델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 꼭 그런 방식이 아니어도 충분히 좋은, 경쟁력있는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미지 전체를 새로 만드는 대신 ‘어디를, 어떤 방향으로 바꿀 것인지’를 잘 정의하고 그 부분에 집중하면서 훨씬 가벼운 구조로도 좋은 이상 생성 및 탐지 성능을 보였다. 잘 알지 못했던 style transfer라는 방법을 이상탐지에 이렇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새로웠고, 개인적으로 이번 학회에서 가장 재미있게 들었던 발표 중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