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란 본인과 타인의 연구를 발표와 토론이라는 수단을 통해 학문의 넓이와 깊이를 확대하기 위한 일종의 모임이다.


국제학회에 대한 내 생각을 적어 본다.


해외에서 개최되는 국제학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여행 가방을 꾸리고,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이동해야 한다. 이는 우리들이 평소 동경하는 여행과 비슷한 느낌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학회에 가는 것을 travelling이라고 한다. 


요즘 대형학회의 경우 학회 발표 논문이 대부분 공개된다. 심지어는 유튜브를 비롯한 SNS상에서 실시간 중계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굳이 물리적으로 학회에 참가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학회에서 발표하는 내용을 모두 접할 수 있다. 물론 엄청난 의지가 있어야 한다는 전제하에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학회에 직접 참여하는 것을 적극 찬성한다. 학회참여는 학문적 지식 획득 외에도 평상시 접하기 어려운 새로운 경험을 통해 인생의 값진 추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발표자료를 준비하기 위해 수십 번 고치고 비행기 안에서도 중얼거리며 발표 연습을 하던 기억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짜릿한 긴장감으로 맴돈다. 힘든 발표를 끝내고 맛보았던 그 기쁨은 일상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해방감이다. 존경했던 학자들을 실제 눈으로 보았을 때는 마치 연예인을 보듯 신기하다. 내가 관심 있었던 연구들이 체계적인 설계 하에 실제 행해지고 있는 것을 보면 연구에 대한 열정이 타오른다.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나라 학자들이 유창한 영어로 발표하고 질의응답을 하는 모습을 보면 영어 공부에 대한 열정이 피어오른다.


시차로 인해 커피를 달고 다니며 비몽사몽 졸음을 참아가며 들었던 발표는 비록 지금 이순간 내용은 많이 기억 나지 않아도 그 순간만은 기억이 또렷하다. 졸음을 이기지 못해 발표 도중 살금살금 나와 학회장 밖 눈부신 태양 빛과 청명한 하늘을 만나며 상쾌함의 극치를 맞보았던 경험도 몸으로 기억되는 추억이다. 저녁이 되면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로컬 음식점에서 맥주 한잔하면서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를 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추억이다. 학회 일정이 모두 끝나면 하루 정도 여유를 잡아 그 지역 유명한 곳을 방문하며 여유를 부려볼 수도 있다. 특히, 그 지역에 있는 대학을 방문해 보는 것은 교수들이나 학생들에게는 큰 의미 부여가 될 수 있다.


학회를 단순히 지식 획득의 장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국제학회 참여가 비효율적인 활동으로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연구실에서 코드 짜는 일상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낯선 환경에서 나를 내던지고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학문여행은 앞으로 삶 전체에 큰 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