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28~29일 강원도 평창에서 이틀간 개최된 한국데이터마이닝학회 하계학술대회에 참여하였다.


[8월 28일, 학회장으로 이동]

아침 일찍 일어나 1박 2일간 필요한 짐들을 챙겨 청량리역으로 향했다. 목적지인 강원도 평창까지 KTX를 타고 이동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아 좋았다. 도착하자마자 시원한 강원도 대관령 바람이 나를 반겨주었다. 학회장으로 이동해 가장 먼저 한 일은 우리 연구실 친구들과 함께 사무국 업무를 돕는 것이었다. 학회 참가 기념품을 포장하는 일이었는데, 오랜만에 친구들과 모여 컨베이어 벨트처럼 일렬로 서서 물건을 담으니 일이 빠르게 끝났다. 점심으로는 '육대장'이라는 식당에서 닭칼국수 기반의 육개장을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식사 후 오후 1시부터 학회에 참석해 본격적으로 발표를 듣기 시작했다.


[8월 28일, 구두 발표 세션 청취]

총 네 분의 연사님 발표를 두 시간 동안 들었는데, 박연정 전무님의 '산업계가 바라본 인공지능과 인재양성 방안'과 조요한 교수님의 '도구 증강 에이전트 연구 동향'이 특히 인상 깊었다. 박연정 전무님께서는 여러 중소기업과 대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AI 인재 양성 프로그램에 대해 발표하셨다. 평소 궁금했던 '현업에서 만족하는 강사진은 어떻게 구성되는지'에 대해 질문했는데, 전무님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긴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조요한 교수님의 발표는 내게 학술적으로 큰 신선함을 주었다. 평소 팔로우업하고 있지 않던 분야였는데, LLM을 이용해 일상생활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 증강 에이전트' 연구를 직관적으로 설명해주셔서 흥미로웠다. 요즘 AI 연구의 최전선은 'LLM 기반 도구 증강 에이전트'인가? 라는 생각도 들었고, 도구 증강 에이전트 개발에 있어서 'chain of action'과 관련된 내용들이 참 인상 깊었다.


[8월 28일, 포스터 발표]

나는 'Calibration for Improving Safe Semi-supervised Learning'을 주제로 포스터 발표를 진행했다. 다른 사람들의 포스터에는 많은 인파가 몰려 있었지만, 신기하게도 내 포스터 주변은 텅 비어 있는 듯한 느낌에 처음엔 당황했다. '포스터를 너무 재미없게 만들었나' 하는 생각에, 그림 위주로 좀 더 직관적이고 핵심 내용만 담아 쉽게 만들 걸 후회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인들이 먼저 찾아와 내 연구에 대한 설명을 듣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본 다른 분들도 점점 관심을 가지고 다가오기 시작하였다. 이때, 나는 포스터 발표의 핵심이 내 포스터를 흘깃 보고 그냥 지나가려는 사람들도 잘 붙잡고 먼저 대화를 시작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결론적으로, 우리 연구실 사람들은 물론이고 다른 학교의 연구자들과도 즐겁게 소통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도형록 교수님의 지인분들께서도(주로 동국대 손영두 교수님의 제자분들이었다) 많이 찾아와 본 연구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또한, 특정 분야에 대한 사전 지식이 많지 않더라도, 포스터 토론을 통해 배우려는 열정을 가지고 끈질기게 질문을 던지는 분들을  여럿 보았는데, '이 공간 내에 열정적인 연구자들이 정말 많구나'라고 느낄 수 있었다.


[8월 28일, 저녁 식사]

연구실 모든 인원이 정민이 덕분에 미리 알아둔 고깃집에 모여 단체 회식을 했다. 내 테이블에는 재훈, 진수, 세진, 지현이가 함께 앉아 서로 고생했다며 소고기도 조금은 시켜 먹었다. 특히 생갈비가 정말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식사 후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대관령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저녁 산책도 했다. 포스터 발표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뿌듯함과 함께 기분 좋은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재훈이 형이 편의점에서 소화제까지 사다 주었는데, 형의 따뜻한 배려에는 늘 고마움을 느낀다.


[8월 29일, 구두 발표 세션 청취]

학회 둘째 날, 오전에는 고려대학교 임성빈 교수님과 서울대학교 조성준 교수님의 구두 발표를 들었다. 특히, 임성빈 교수님의 'generative AI for causal reasoning'에 대한 내용이 가장 흥미로웠다. 이 분야에서도 Diffusion 모델이나 LLM과 같은 생성형 AI를 활용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고, 'Pretrained LLM can augment causal discovery', 'Can we trust LLMs for causal reasoning?', 'LLM agents for autonomous causal inference'와 같은 주제들은 노트에 꼼꼼히 메모하며 들을 만큼 신선한 자극을 주었다. 이후에는 여러 교수님들이 모여 'AI 시대의 교육 및 연구'를 주제로 패널 토론을 진행했다. 개인적으로는 서울대 강필성 교수님의 발표 내용이 마음에 와닿았다. 지식 주입 중심의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지혜를 얻는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말씀이었는데, '지혜란 도대체 무엇이고, 어떤 형태의 교육을 통해 가장 효과적으로 많이 얻을 수 있을까?'와 같은 질문들이 머릿속에 떠올라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8월 29일, 학회 종료 및 대관령 코스터 즐기기]

마지막으로는 우수 논문 시상식이 진행됐다. 우리 연구실 사람들도 상을 꽤나 많이 받게 되어 큰 박수갈채 소리와 함께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또한, 민주적인 투표를 통해 다음 학회장을 선출하는 과정도 지켜보았고, 학회에 참여한 우리 연구실 사람들과 단체 사진을 찍으며 공식적인 일정이 끝났다. 이후, 근처에 있었던 대관령 코스터를 타며 기존에 쌓아왔던 스트레스들을 잘 푸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후 진부역으로 이동해 서울로 돌아오는 KTX에 몸을 실었다. 대학원 생활을 통틀어 이번 학회가 국내 기준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LLM 및 agent 기반의 최신 연구 동향들을 파악하고 다양한 연구자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링크드인 친구 2명 확보)를 누릴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