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을 모으는 생활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점’—즉 경험과 지식의 단편—이 얼마나 많이 쌓여 있는가에 달려 있다. ‘점’이 많은 사람은 그 ‘점’들을 자유롭게 이어 다양한 ‘선’을 만들어낼 수 있고, 그렇게 만들어진 ‘선’들이 모이면 결국 깨우침이라는 ‘면’으로 확장된다. 깨우침을 얻기 위해서는, 삶 속에서 ‘점’들을 끊임없이 쌓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어린아이들이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동화책, 소설, 역사책, 위인전 등은 아이의 내면에 수많은 ‘점’을 찍는 도구다. 이렇게 쌓인 ‘점’들은 시간이 흐른 뒤 문제를 해결하거나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데 중요한 자원이 된다. 이 작업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멈추지 않아야 한다. 책을 읽고, 여행을 떠나고,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새로운 자극을 받아들이는 모든 순간이 ‘점’을 만들어낸다. 이게 당장 도움이 될지 아닐지를 미리 따지는 것보다, 일단 행동해보는 태도가 훨씬 중요하다. 때로는 무의미하게 느껴졌던 경험도 나중에는 하나의 소중한 연결고리가 된다.무기력하게 하루를 보내면 ‘점’은 생기지 않는다. 물론 쉬는 것도 필요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무언가를 하면서 쉬는 방법이 더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여행을 간다면 정해진 일정만 따르기보다, 계획에 없던 길을 걷고 새로운 풍경과 마주해보는 것이 더 많은 ‘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익숙한 일상만 반복해서는 ‘점’이 늘어나지 않는다. 익숙한 길 대신 낯선 길을 걸어보고, 늘 만나던 사람들 대신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리며, 익숙한 음식보다 새로운 맛에 도전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실천이야말로 상상력의 기반이 되는 ‘점’들을 넓히는 과정이다.나이가 들수록 사람들은 “무언가를 깨우쳤다”는 말을 종종 하게 된다. 이 깨우침은 마음속에 흩어져 있던 ‘점’들이 하나의 ‘선’으로 연결되고, 그 ‘선’들이 다시 이어져 ‘면’을 이루는 순간에 나타난다.어릴 적엔 관심 없고 하기 싫었던 일들이, 나이가 들며 점점 중요하게 느껴지는 것도 같은 원리다. 그 일들이 처음부터 중요하지 않았던 게 아니라, 그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점’들이 아직 연결되지 않았던 것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살아가며 가능한 한 많은 ‘점’들을 만들어야 한다. 책을 읽고, 다양한 경험을 하며, 보고 듣고 느끼고 배우는 모든 순간이 곧 ‘점’을 쌓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점’들이 어느 날 자연스럽게 연결될 때, 비로소 ‘깨우침’이라는 감정이 찾아온다. 그 순간, 과거의 시간과 경험이 하나의 의미로 이어지며 강한 감동을 준다. ‘점’들이 연결되는 순간, 우리는 깊은 만족과 진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Written by
김성범 교수님
2025.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