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와 연구실 대학원생들은 서로 오해를 할 때가 많다. 많은 대학원생들이 (나도 그 시절 그랬고) 우리 지도교수님은 너무 잘 삐진다고 생각한다. 또한 교수들도 학생들의 답답한 행동에 대해 하소연한다. 교수와 학생간 오해가 생겼을 때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어쨌거나 학생이 질 가능성이 큼으로 잘 해결하는게 좋다. 다시 예기하면 학생의 입장에서는 지는 것이 곧 이기는 것이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지도교수가 A와 B학생에게 개인미팅때에는 연구진도보고를 진행상황이 있을 때만 하라고 한다 (주기적으로 하지 말고). 일주일 후 교수가 뜬금없이 연구실 전원에게 단체메일을 보낸다. 2주에 한번씩 주기적으로 전원 연구진도 보고를 하라고… 이 경우 A, B 학생은 헷갈려 진다. 어떻게 하라는 거야. 개인적으로는 진행상황이 있을때마다 하라고서는 또 2주마다 하라고 하니 무슨 말을 따라야 할지 모르겠다. 




A라는 학생은 다음과 같이 행동한다. 지도교수와의 개인미팅에서 교수가 직접 그렇게 예기 했으니 나는 그냥 진행상황이 있을 때만 보고 해야지. 그리고 2주에 한번씩 보고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 갑자기 교수에게 메일이 온다. 왜 보고 안 했냐고? 당황스럽다. 나에게는 진행상황이 있을때만 보고하라고 해 놓고 이제와서 뭔 소리냐? 그래도 교수니까 미안하다는 메일과 함께 사정 설명을 하고 보고를 한다. 그리고 또 자기 멋데로 해석하고 보고를 하지 않는다. 교수의 입장에서는 답답하다 (사실 교수 자기가 말을 바꿔 놓고도……)



B라는 학생은 다음과 같이 행동한다. 지도교수가 개인미팅때는 그렇게 예기했어도 다른 내용으로 단체 메일을 보냈으니 다시 한번 확인 메일을 보낸다. “교수님, 저와의 개인미팅때는 진행상황이 있을 때만 보고를 하라고 하셨는데 방금 보내신 메일을 보니 2주에 한번씩 보고를 하라고 하셨는데 저의 경우 어떻게 할까요?” 그러면 교수는 친절이 어떻게 하라고 답변을 해 준다.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지 않고 잘 지내게 된다.



A, B학생 모두 학생 입장에서는 큰 잘못이 없다. 둘 다 교수가 하라는데로 했으니까. B는 교수에게 지는 행동을 했지만 실제로는 이긴것이다. 반면 A는 교수를 이겼지만(?) 실제로는 진 것이다. 아주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A는 복잡하게 만든 것이다.



학생에게 교수는 한명이지만 교수에게는 학생이 여러명이다. 하나하나 기억하기 어렵다. 더욱이 지도 학생들의 수가 많은 경우에는 더 하다. 교수가 자기에게 예기한 것을 모두 기억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은 무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