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 후기]
체코의 소도시, 흐라데츠 크랄로베 (Hradec Králové)에서 개최된 International Conference on Industrial, Engineering & Other Applications of Applied Intelligent Systems (IEA/AIE) 학회에 참석하였다. 내 인생 처음 방문하는 도시에서 진행된 첫 해외 학회였다. 모든 것이 설렜다. 발표 리허설부터, 실제 발표 시간, 그리고 발표를 마치고 귀국하는 모든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아래에 다양한 추억들을 정리해보았다.

(1) 발표 리허설: 총 2번의 리허설을 했다. 아무리 연습해도 대본을 보지 않고는 자연스럽지 않았다. 한국말 발표는 자신감 하나로 밀어붙였는데, 입이 떨어지질 않았다. 나름대로 교수님 조언처럼 ChatGPT 도움을 받아 대본을 짧은 문장들로도 수정해보았다. 하지만 와닿지 않았다. 결국 비행기에서 노트북을 꺼냈다. 중얼중얼,, 작은 목소리로 ppt를 보며 연습했다. 옆사람이 용원, 지현이 아니었다면 싫어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발표 전 날은 3시간 전에 일어났다. 중얼중얼,, 비로소 발표 1시간 전에 어느정도 입이 텄다. 지금 돌이켜보면 “잘하고 싶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연구실 30여명을 대표해서 나온 부담감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개인적인 성취감을 가장 원했던 것 같다. 

(2) 발표: 이번 학회는 SK하이닉스에서 진행했던 연구주제로 발표했다. 개인적으로는 짧은 영어 실력으로, 연습한 만큼만 보여주자라는 목표가 있었다. 발표 자체는 내 목표를 이루었다. 하지만, 질의응답 시간이 다소 아쉬웠다. 발표에 급급하여 발표 자체에만 집중하다보니, 아무래도 다른 준비가 미흡했다. 이번 질의응답을 계기로, 다음 학회는 조금 더 여유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무(발표)가 아닌, 숲(발표, 질의응답, 디스커션 등)을 볼 수 있는 마인드로, 다음 학회에서는 다양한 국적의 청중들에게 더 유의미한 연구를 공유하고 싶다.

(3) 발표를 마치고: 그 날 저녁을 먹는 순간까지 마음은 편안하지 않았다. 긴장이 아직도 풀리지 않았던 것 같다. 또는 질의응답의 아쉬움일 수 있다. 당일 저녁, 체코 현지 맥주(필스너 우르켈)을 마시며 교수님께 발표 총평을 들을 수 있었다. 시간적으로는 짧은 디스커션일 수는 있지만, 꽤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다. 교수님께서는 개인 별 발표 영상을 보내주시면서, 각 인원들에게 피드백을 주셨다. 발음 등 다양한 피드백을 주셨지만, 나는 “악센트 타이밍”에 대한 내용이 가장 인상 깊다. 한국어는 내 모국어이기에 강조할 타이밍을 확실히 알지만, 영어는 그렇지 않다. 또한 내 발표 스타일이 억양을 강조하는 스타일이기에, 영어 발표 또한 특정 타이밍에 강조했다. 물론 어느 타이밍이 핵심인지 모르고 말이다. 피드백 마지막에 교수님께서는 올브라이트 전 국무부장관의 연설을 추천주셨다. 오늘 아침에 생각나서 들어보았는데, 정말 잘하시더라. 만약 해외 학회를 준비하는 사람이 있다면, 꼭 추천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교수님께서는 내게 85/100점을 주셨다. 이는 3명 중 3등인 성적이다. 이런거에 연연하진 않는데, 자꾸 생각나나보다. 개인적인 아쉬움이 큰 것 같다. 다음에는 더 큰 무대에서 더 많은 청중들에게 내 연구를 발표하고 싶다. 연구 열심히 해야지!

(4) 함께한 인원들에 대한 고마움: 이번 학회에 참석한 인원들한테 많은 자극을 받았다. 연구실에서 정말 실력있고, 열심히 하는 용원, 지현 그리고 교수님까지 최고의 조합이었다. 발표 준비 / 발표 과정 / 기타 스케쥴까지 그들의 준비과정과 노하우를 엿볼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어 3명에게 잊지 못할 추억과 경험을 만들어 주어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쓰다 보니 글이 길어졌는데, 학회 준비를 하는 누군가에게 생생한 현장감이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발표 후기]
이번 발표는 “Super-Resolution for Wafer 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y Images”를 주제로 발표했다. Wafer 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y(W-TEM) 이미지 특성 상 저화질 이미지가 없기에, Super-Resolution 학습 데이터셋이 불완전하다. 따라서 이를 어떻게 보완할지에 대한 연구이다. 본 학회에서는 고배율 및 저배율 이미지를 활용하는 Image Matching 방법론과 고배율 또는 저배율 이미지 1개만을 활용하는 Image Degradation 방법론을 소개하였다. 실험적으로는 Image Degradation 계열 중 Complex Degradation이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질문1. PSNR / SSIM 이외 성능 척도는 고려하지 않았는가? Image Entropy라는 척도도 있는데 활용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답변1. 그렇다. PSNR 및 SSIM이 가장 대중적으로 쓰이는 척도기에, 해당 척도를 활용하였다. Image Entropy는 처음 들어보았다. 지금 안 그래도 성능 척도 때문에 고민이 많은데, 좋은 피드백을 주어 감사하다.

질문2. Image Matching이 다른 분야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보였는가?
답변2. 아직까지 해당 사례는 없다. 사실, 고배율&저배율 이미지가 모두 존재하는 상황이 흔한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질문3. 왜 Complex Degradation이 실제 저화질 이미지를 쓰지 않음에도 효과적인가?
답변3. 이는 W-TEM 내 노이즈를 “추정”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실제 저화질 이미지를 사용하지는 않지만, 다양한 노이즈가 포함된 저화질 이미지를 학습함으로써 모델은 W-TEM 내 노이즈까지 학습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청취 후기]
이번 학회에서 다양한 주제에 대한 발표들을 청취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질문을 두려워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이번 학회 청취를 계기로 질문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다만, 하이브리드 학회로 진행되어, 온라인 발표를 하는 사람이 많았던 것은 다소 아쉬었다. 온라인 발표자들이 모두 오프라인에서 진행했다면 보다 풍성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인상 깊었던 3가지 발표에 대한 후기는 아래와 같다.

1) PPG-based Heart Rate Estimation Using Unsupervised Domain Adaptation: 우리 연구실 지현누나가 발표하였다. 발표에 짜임새가 있었고, 듣기 정말 편안했다. 특히, 세련된 영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학회에서 들은 발표 중에서는 가장 듣기 좋았다. 

2) Work in Progress Prediction for Business Processes Using Temporal Convolutional Networks: Work in Progress(WiP)는 작업량을 예측하는 Task라고 할 수 있다. 저자 중에 구글이 있어서 흥미롭게 들었다. 다만, 한 시점 후만 예측가능 하다는 점이 다소 아쉬웠다. 만약, 여러 시점까지 예측 가능한 Many-to-Many 구조라면, 더욱 실용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3) Enhancing False-Sentence Pairs of BERT-pair for Low-Frequency Aspect Category Detection: 리뷰 데이터에서 특정 제품(Category)에 대한 리뷰가 적은 불균형 상황을 어떻게 극복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였다. 해당 연구는 마치 원-핫 인코딩처럼 리뷰를 데이터 쌍으로 만듦으로써, 소수 리뷰에 대해서도 데이터를 증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원-핫 인코딩을 하다 보니 데이터가 지나치게 많아진다는 것이 한계점 중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