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20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미국 시애틀에서 INFORMS학회가 개최되어 참석 및 발표를 하게 되었다. 누군가 내게 가장 방문해보고 싶은 나라를 묻거든 나는 줄곧 ‘미국’이라고 대답해왔다. 친척들이 거주하기도하고, 미국 드라마를 즐겨본 내게는 어린시절부터 막연한 동경을 가져온 곳이었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상상해온 미국의 첫 방문을 학회목적으로 다녀온 것은 학생으로써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한 기회였다. 시애틀의 날씨는 한국보다 조금 쌀쌀했지만 그 덕에 청량한 공기와 아름다운 낙엽에 대한 정취를 감상할 수 있었다. 특히, 높이 들어선 빌딩들 사이를 조금만 벗어나면 사진으로만 감상해온 드넓은 호수와 블록마다 구성해놓은 공원들 그리고 길거리 공연을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 낮과 밤 모두 오묘한 조화가 아름다운 도시였다. 

1. 학회 후기
[INFORMS]
INFORMS는 내가 방문해본 학회 중 규모가 굉장히 컸다. 큰 빌딩 두개를 모두 학회장으로 사용할 만큼 규모가 컸으며, 동일한 시간대에 95개의 세션이 진행되어 체계적으로 청취 항목을 정리하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또한 이제까지 방문해본 국내 학회 및 타 해외 학회에 비해 서양인의 비율이 높아 분위기에 압도되는 기분이 들었다. 전반적으로 느낀 것은 우리는 모두 ‘같다’는 것이었다. 국경과 상관없이 발표자들은 발표장표를 수정하고, 틈틈히 발표연습을 하는 것을 쉽게 마주할 수 있었고 서로 관심 영역에 대한 연구에 대해서는 열띤 토론을 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수준 높은 발표들을 들으며 연구 주제에 대한 인사이트 뿐만 아니라 전달하는 능력에 대해서도 배워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영어 듣기 능력과 무관하게 잘 설명하는 연구자들의 발표는 유익하게 전달되었지만, 그렇지 않은 내용에 대해서는 내가 단기간 익혀 가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데이터 마이닝 세션들은 생각보다 고전적인 알고리즘들이 다양한 해석으로, 데이터 구성을 달리하여 사용되는 것이 흥미로웠다. 또한 여러 application 연구들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반도체 강국답게 반도체 관련 발표 및 세션들은 8할 이상이 한국인들로 구성 되어있었고, 청취자들 역시 현업에 종사하는 혹은 해당 응용 연구에 관심있는 학생들로 즐비했다. 전반적으로는 의료인공지능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기회였다. 다양한 형태의 의료 데이터(예, 시퀀스, 이미지, 메타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하는 연구들이 활발히 발표되고 있었다. 나 또한 최근 참여하게된 공동연구를 위해 몇몇 의료 인공지능 세션들을 청취하였는데, 데이터관리에 대한 어려움이나 평가 지표에 대한 논의들을 접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발표내용 및 후기]
센서 수집기술의 발달로 대용량 데이터 축적이 가능해졌고,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다양한 산업에서 분석에 대한 수요는 증폭하고 있다. 특히, 건설장비의 고장을 진단하는 것은 비용 뿐만 아니라 엔지니어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로 이를 실시간 관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기존 건설장비 고장 진단을 엔지니어가 구축한 지표를 통해 매뉴얼하게 관리해왔지만, 최근 건설산업에서는 수집된 센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건설장비의 고장을 진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진단 방법은 데이터 분석관점에서는 분류 및 이상치 탐지 알고리즘등으로 수행할 수 있는 간단한 문제였지만, 실제로 차량에 모델을 탑제하는 과정에서 여러 부수적인 이슈가 발생한다. 첫 번째로 모델의 computation complexity가 커서는 안된다. 실제 차량에 부착하는 임베디드 시스템은 GPU기반의 연산이 불가능 하기 때문에, 최대한 모델이 가벼워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두 번째는 차량 부품의 열화 및 관리로 인한 센서 데이터 분포 변화이다. 차량이 고장 나기 이전에 여러 외생 변수로 인해 데이터의 분포가 변화하게 되며, 이러한 데이터를 nonstationary data라고 한다. 이런경우 초기 모델 학습에 사용된 데이터와 학습데이터의 차이로 인해 모델 성능이 낮아지는 한계가 있다. 해당 연구로 실제 차량 탑제과정에서 발생하는 두가지 문제상황을 고려하여 모델을 효율적으로 업데이트 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안하였다. Incremental PCA with informed method update를 통해 전체 데이터 분포를 학습할 수 있도록 모델 업데이트 방식을 채택하고, 업데이트 주기를 효과적으로 갖기 위해 change detector를 설계하였다. 최종적으로 보다 효과적인 주기로 우수한 성능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영어 발표를 준비하면서 항상 느끼지만 아쉬움이 정말 많이 남는다. 익숙한 표현들이 한정적이고, 사용하는 표현들에 한계가 있음을 느낀다. 또한, 생각하는 것을 뱉는 데까지 답답한 시간들을 필요로 한다. 해외 학회 발표의 경험과 네트워킹을 통해 영어에 대한 순간의 자신감은 가질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영어’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흥미롭게 들은 몇 발표들의 질문 시간이 찾아왔을 때 완벽한 문장을 구사하려고 고민을 하다 보면 질문 시간이 끝나 따로 찾아 뵙고 질문하거나, 아쉬움을 뒤로한 채 돌아가는 경우들이 있었다. 다시 한번 영어에 대한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는 기회였다. 

2. 워싱턴 대학교 방문 후기
대학교를 관광목적으로 방문한 것이 처음이었다. 이전에는 대학교 투어에 대한 관심이 크게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도착한 순간 늘어진 가로수와 드넓은 캠퍼스 그리고 유서 깊은 건물들의 웅장함은 기존에 내가 가진 편견을 180도 바꾸었다. 워싱턴 대학교는 데이터 분석을 공부하는 학생들이라면 들어보았을 ELMo알고리즘이 탄생한 곳이기도하다. 실제로 연구를 진행한 Allen NLP 랩 건물을 방문하여 층별로 어떻게 건물이 구성되어 있는지 견학해볼 수 있었다. 또한, ‘해리포터 도서관’으로 유명한 교내 도서관을 방문하였는데 해리포터 팬으로써 당장 앉아서 괜히 책을 한번 읽어보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더불어 시애틀에 방문한 7일간 가장 날씨 좋았던 덕분에 단풍들을 더욱 아름답게 눈에 담을 수 있었고 교정을 거니는 것 만으로도 힐링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이번 대학교 방문을 시작으로 나도 앞으로 해외 학회 방문 및 여행을 간다면 꼭 주변 유수 대학을 방문하는 문화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3. Amazon 방문 후기
교수님 대학 후배이신 이준호 박사님, 그리고 Amazon동료이신 윤수빈 박사님의 초청으로 Amazon본사에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2017년 즈음, 몇몇 전공수업들에서 첫날 산업공학의 중요성과 비전에 대한 개요를 설명해주시는 시간에 보여주신 대표적인 영상으로 Amazon Go, Amazon dron가 있었다. 또한 물류관련 과목에서 물류 거점 최적화와 관련하여 항상 언급되어온 기업이 Amazon이었다. 산업공학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Amazon본사 방문은 마치 역사 속 현장에 들어온 것 마냥 신기했다. 한시간 남짓 현업에 종사하시는 두 분을 통해 Amazon의 근무 환경에서부터, 미국생활에 대한 스토리를 들어볼 수 있었다. 두 분의 경험을 엿보는 것 만으로도 내게는 동기부여가 되었다. 더불어 동시에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 되었던 것 같다. 매번 내게 가장 큰 장벽은 나 자신이었다. 누군가에게 나를 잘 설명하고, 자신감 있는 자세로 적극적이기가 어려웠다. 두 박사님의 드라마 같은 스토리를 통해 내가 가진 내면의 장벽을 부술 수 있는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었다. 말로 형용할 수는 없지만 이 순간 느꼈던 감정이 오랜 기간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다시 한번 이런 귀중한 기회를 마련해주신 교수님, 귀중한 시간을 할애해 주신 이준호 박사님, 윤수빈 박사님께 감사드리며 나 또한 언젠가 누군가에게 동기부여를 줄 수 있는 연구자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4. 자유여행 후기
Amazon방문 이전 교수님께서 주신 배려로 연구원 모두 자유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학회 발표로 인해 자세히 둘러보지 못했던 시애틀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생각에 전달 다들 열심히 관광지를 찾아본 것 같다. 나는 벨뷰 지역을 중심으로 관광하려고 계획하고 움직였다. 처음으로 혼자 우버를 타고 벨뷰로 이동하였는데, 음산한 랩을 듣고있는 우버 기사님과 대조되게 호수와 바다로 이루어진 벨뷰로 향하는 길은 창문 밖을 보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었다. 처음으로 방문한 곳은 벨뷰 스퀘어로, 벨뷰에서 가장 큰 쇼핑타워이다. 미국의 쇼핑 스케일을 한눈에 살필 수 있었다. 건물에는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제품들이 있었고, 할로윈 장식으로 화려한 분위기를 자랑하고 있었다. 두번째로 방문한 곳은 Microsoft본사였다. Microsoft본사에 도착하고 나서 수십 번 마음속으로 ‘Microsoft본사라니.. Microsoft본사라니..’를 연발했다. Visitor들만 출입할 수 있는 센터는 빌게이츠의 연혁에서부터 그의 히스토리를 볼 수 있었고, 최신 기술로 이뤄진 다양한 컨텐츠들로 구성 되어있었다. 본사는 학교 그 이상의 규모로 캠퍼스로 분할하여 각 동들이 자리잡고, 셔틀버스가 계속하여 운행되고 있었다. 회사 내부에도 꽤 많은 우버 차량들이 있었던 것을 보아 외부인 출입에 대한 규제가 대외적으로 크지 않은 것을 추측해볼 수 있었다. 신기하게도 Microsoft본사를 거닐다가 우연히 들어간 식당에서 메뉴를 고르는데, 갑자기 사장님께서 ‘뭐 좋아하세요?’라고 한국말로 여쭤봐주셔서 크게 놀랐다. 알고보니 한국에서 미국에 오신지 13년 되셨다고 한다. 우연히 마주쳤던 미국에서 생활하고 계신 한국인을 보면 내심 뭉클뭉클하다. 이러한 마주침에 내가 과한 의미 부여였을지 모르겠지만 그날 먹었던 식사는 시애틀 식사는 오랜기간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번 INFORMS학회는 연구실 인원 중 8명이 참석하였다. 해외학회연수 경험을 마련해주신 교수님과 7일간 함께 이끌어주고, 응원해준 연구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INFORMS를 방문하면서 네트워킹을 통해 만난 외국인 연구원들에게 우리 연구실 참여인원과 규모에 대해 설명하면 모두 놀라곤 했다. 이렇게 여러 인원이 참여한 만큼 움직여야하는 사람들이 많고, 수합해야하는 것, 전달해야하는 것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학회가 마무리 될 수 있도록 모두가 배려해주는 것이 매순간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연구실에서 프로젝트 진행을 도와주고, 차질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고생해준 DMQA연구원들에 너무 고맙는 말로 후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