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국 시애틀에서 개최된 INFORMS 학회를 다녀왔다. 미국을 처음 방문해보는 나는 들뜬 마음으로 출국했다. 장시간 비행에 몸은 피곤했지만 역시 공항은 설레는 곳이다. 도착했는데 날씨는 우중충하고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화창한 날씨의 미국 관광지를 생각한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전세계 산업공학연구자들이 모이는 국제산업공학회 INFORMS에 왔다학회장은 시애틀 Washington Convention Center라는 곳에서 개최되었는데 한국의 코엑스다깔끔하고 도심 중심에 위치해있어 시애틀의 세련된 느낌을 자아냈다이번 INFORMS 학회는 데이터마이닝기계학습/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 및 응용이 세션이 주를 이루었다세션 장에 도착하여 등록하고명찰을 맨 뒤 발표장으로 향했다학회에서 제공하는 무료 커피도 스타벅스였다역시 시애틀은 커피의 도시다! 그리고 나의 첫 INFORMS 학회인 이번 학회 목표는 (1) 내 연구를 청중에게 잘 전달하는 것, (2) 내가 관심있게 들은 연구 발표자와 명함을 주고 받는 것 이 두 가지다.


2. INFORMS 학회 첫째 날, An Initialization of Hidden Markov Model Learning Algorithm 발표를 청취했다. Hidden Markov model(HMM)을 연구한 적이 있던 나는 반가운 주제가 아닐 수 없었다. HMM에 대해 골머리를 앓으며 물어볼 사람도 없고 혼자 연구 했던 순간이 떠올랐다. HMM은 유의미한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많은 데이터와 계산량을 요구한다. 학습이 이루어지기 위해선 초기확률분포을 부여해야하는 데 대부분 균등분포를 적용한다. 본 연구는 균등분포 대신에 K-means 군집 기법을 적용하여 초기 확률 분포를 잘 부여하는 데 목표가 있다. 정확한 방법론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이런 점잖은(?) 연구도 행해지고 있다는 점을 체감하고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어 발표가 끝난 뒤 연락처를 주고받았다. 반갑게 내 인사를 받아준 발표자는 나와 같은 학생인 줄 알았는데 캘리포니아 주립대(northridge) 교수님이었다. 흔쾌히 발표자료도 보내주겠다고 말씀주셨고, 첫 네트워킹 시도는 성공적이었다.


3. INFORMS 학회 둘째 날 오전, predictive modeling for healthcare applications 세션에 참가했다. 의료 분야에 적용하기 위한 예측 모델 방법론을 소개하는 세션으로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 (Penn State University) 학생들과 Texas A&M 학생들 발표의 장이었다. 5명이 각자 연구를 발표했는데 이번 세션의 특징은 Deep learning 모델d이 없는 점 이었다. 주어진 문제에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는 신경망 모델은 유용하지만, 특정 문제상황에 맞는 방법은 따로 있었다. Gaussian Process, Robust logistic regression tree model 등 들어는 봤지만 명확히 모르는 방법론을 적용하였다. Deep learning 을 도구로 사용할 수 있지만 마냥 방법론적 트렌드를 쫓지 않았다. 자신만의 연구결과를 유의미하게 도출하기 위한 노력이 돋보인 발표였다. 한국인 학생의 발표도 있었는데 완벽한 한국인 영어발음이 돋보였지만 담담하게 해 나가는게 반기문 사무총장이 연상됐다. 반면, 중국인 학생 발표도 있었는데 무슨 말인지 전혀 알아듣지 못했고 발표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지도 교수님이 앞에 있는 것 같았는데 한국인이었다. 발표가 끝나고 어땠을 지 궁금하다.


4. INFORMS 학회 둘째 날 오후, Data Mining and Machine Learning in Healthcare 세션에 참가했다. Detecting Early Stage Cancer Using Liquid Biopsy 라는 연구 발표를 들었는데 이번 INFORMS학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발표였다. 접근한 문제는 암 발생 조기 예측을 위한 데이터 수집이 시간 비용적으로 매우 큰 것에 시작하여, 그 비용을 줄이기 위한 SVM 기반 변수선택 기법을 적용한 연구였다. 전반적으로 프로세스는 간단해 보였지만, 내가 간단하게 이해하고 있는 만큼 그 내용을 명확하고, 핵심적인 내용만 쉽게 전달해주었다. 사실 그렇게 전달하기까지 정말 많은 고민과 실험들이 있었을 텐데 말이다. 마치 무대에서 춤을 추는 듯한 발표를 보았다. 실제로 춤을 추는 듯한 말투와 제스처 모습을 보여주었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30분 발표가 지나갔다. 겉멋이 꽉 찬 MIT 학생인 줄 알았는데 MIT 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카네기멜론대학 교수로 재직중인 노련한 연구자였다. 연구 내용과 발표가 인상깊어 친구처럼 알고 지내고 싶은 마음에 인사를 건넸는데 지금 찾아보니 교수였다. 처음 보는 학생이 다짜고짜 슬라이드를 보내달라, 발표가 아주 좋았다는 칭찬 말을 건넸는데 귀엽게 보였을 것도 같다. 후기를 모두 작성하는 대로 이메일 보내야겠다.


5. INFORMS 학회 셋째 날, 나는 Root cause failure analysis based on convolutional neural network(CNN) and response activation map(RAM)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번 국제학회 발표는 최대한 한국에서 발표하는 것처럼 해보고 싶었다. 지난 4월에 참여한 국제학회 ICIEA를 준비할 때, 왜 국내 학회 발표자료 만드는 것처럼 작성이 잘 되지 않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 차이는 발표하는 언어 차이를 극복하고자 전달할 내용을 슬라이드에 글로 작성한 것에서 시작된 것을 알았고, 일단 한국어로 발표한다 생각하고 슬라이드를 작성한 뒤 연습을 많이 했다. 한결 전달하기 쉬었고, 보다 발표자료가 깔끔해졌다몇가지 전처리와 사후분석에 대한 질문을 받았는데, 좀 더 능수능란하게 대답했으면 했던 아쉬움이 남았지만 기분 좋게 발표했다. 발표내용은 제조공정에서 수집되는 Multichannel sensor data를 기반으로 불량률 예측(regression) 및 원인분석(root cause analysis)을 위한 CNN-RAM 방법론을 소개했다


6. INFORMS 학회 마지막 날, 세션이 끝나고 교수님과 연구원들 다같이 University of Washington (워싱턴대학교) 에 방문했다. 고려대학교 대표색 크림슨색이 있는 것처럼 워싱턴대학교는 보라색이었다. 특히 학교 로고가 박혀있는 보라색 후드티가 예뻤고, 구입하여 하루 종일 입고 다녔다. '해리포터 도서관'이라고 불리는 도서관도 방문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감성이었다. 웅장한 크기의 성당 모습으로 이루어진 도서관은 관광지 모습을 이루고있지만 학생들은 정신없이 공부하고 있었다. 미국대학교였지만 Asian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나는 '공학'은 인도, 중국, 그리고 한국인 조금이 발전시켜 간다고 생각해왔다. 근데 그들은 미국 대학교에 모여있다. 유명한 학교는 왜 미국에 있고, 그 학교 학생들은 Asian인지 정확한 이유가 궁금했다. 하지만 요즘 인공지능/머신러닝 분야를 놓고보면 꼭 대학원생들이 연구자격이 주어지지 않는 것처럼 앞으로는 어떻게 틀이 변해갈지 궁금하다. 특히 '미국 유명 대학교를 나와야 교수를 할 수 있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깨고 싶다. 하지만 왜 미국 학교에 오면 나는 기분이 설레고 좋은 것일까? 세계 공통 언어인 영어로, 깊이 있는 연구를 '' 하고, 잘하는 사람들과 서로 공유하고, Amazon, Microsoft 등 세계적 기업이 눈앞에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Class가 다른가 보다. 컴퓨터 공학과 연구실을 둘러보았는데 다들 연구가 한창이었다. 교수들끼리도 컴퓨터를 보며 회의하고 있었고, 학생들은 회의실에서 수식으로 토론했다. 심지어 엘리베이터에도 화이트보드가 있었다. 연구는 자리를 막론하지 않는다.


7. 미국 시에틀 마지막 날, 오후까지 자유시간이 생겼다. 밀린 잠을 점심까지 자고, Microsoft 본사에 다녀왔다. Microsoft 가는 길 빌게이츠가 살던 집주변을 강 너머로 살펴보았고, 방문자 센터에서 본사의 역사를 살펴보았다. 저녁에는 교수님 지인 분의 초청으로 Amazon 본사에 방문했다. 이번 학회에서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순간은 Amazon 본사를 방문한 것이다. SNS로만 접했던 Amazon Go에서 음료수를 사고, Amazon에서 이루어지는 연구, 채용 과정, 미국 시애틀 생활 등 시간가는 줄 모르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백문이 불어일견이라는 말처럼 있듯이 세계적인 기업 회의실에서 있다는 자체가 신기했고 많은 자극을 받았다김성범 교수님을 지도교수님으로 선택한 것은 신의 한수였다Amazon 방문 일정을 만들어 주신 교수님께 감사하다. 앞으로 교수님의 역량을 최대한 이끌어 내 것으로 만들어야겠다.


8. 이번 학회는 국제적인 산업공학 연구자로 자리매김하고자 하는 대학원생으로써 최고의 학회였다고 생각한다. 전세계 사람들이모이는 INFORMS에서 연구발표, 네트워킹했다. 개인적으로 이번 학회에 목표한 바를 성취한 것 같아 보람찼다. 그리고 내 연구의지를 불타게 만들었다. , 더 나은 연구자가 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짚어주었다. 또한, 더 잘할 수 있었던 아쉬움도 많이 남는다. 이 아쉬움 극복을 다음 학회 목표로 두겠다. 끝으로 연구원들과 일주일간 동고동락한 추억은 주욱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함께 간 창현이형, 성현이형은 동생들을 위해 모범을 보여주었고 캡틴 민구형의 리드 안에서 형록이형, 현구, 민정, 지윤, 인성이형과 즐거운 나날을 보냈다. 낮에는 학회 듣고, 밤에는 연구실 이야기, 개인적인 이야기로 쉴새없는 학회 일정을 보냈다. 아픈 사람 없이 건강히 잘 돌아와 다행이다. 보람찬 학회 일정을 만들어준 교수님과 동행한 연구원들에게 감사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