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SEMICON WEST 2024에 참석하였다. SEMICON 전시회는 반도체 제조 전반의 최신 기술, 혁신 및 트렌드를 다루며 다양한 반도체 제조업체, 장비업체, 재료업체 등이 참가하는 반도체 업계의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이다. "Multi-Stage Process Diagnosis Networks i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주제로 포스터 발표를 요청받아 참석하게 되었다.


학회가 진행된 MOSCONE CENTER는 최근 우려스러운 샌프란시스코의 문제점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매우 잘 관리되어 있어 학회 기간 내내 쾌적하고 안전한 느낌을 받았다. 국내에서 진행하던 SEMICON 전시회만 참가해봤던 터라 미국에서 진행되는 SEMICON에 항상 궁금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그 규모와 수준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미국 SEMICON WEST는 규모 면에서 국내 행사를 훨씬 뛰어넘었다. 전 세계에서 모인 업체들과 참가자들로 인해 국제적인 네트워킹의 기회가 풍부했으며, 최신 기술 동향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제조 공정의 융합, 첨단 패키징 기술, 그리고 지속 가능한 반도체 생산에 대한 세션들이 인상적이었다. 이번 참가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가 앞으로의 연구와 경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발표후기]

발표는 9일, 10일 이틀에 걸쳐 진행되었다. 발표장에 들어선 순간 굴지의 미국 대학들 사이에 Korea University가 써 붙여져 있어 마음이 두근거렸다. 준비해 간 포스터를 게시하였다. 첫 해외 학회 참가이자 첫 영어 발표여서 매우 부담스러웠지만 마음을 다잡고 어떤 말을 할지 계속 생각하였다. 포스터를 게시하자마자 옆에서 발표하는 인도인 학생이 내용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았다. 당황했지만 최대한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려고 노력했고, 그도 이해한 것 같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이후 여러 업계 관계자 및 데이터 사이언스 전공 대학원생들이 다양한 질문을 남겼고, 어느 정도 대답을 해낸 것 같아 내심 뿌듯했다.


[청취후기]

포스터 발표 기간 외에 SEMICON WEST 2024 내 다양한 전시 관람과 Smart Manufacturing 세션을 청취하였다.


Keynote: Leveraging Generative AI for Advanced Equipment Data Analytics i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 Jae Yong J. Park (VP of Technology, Samsung)

- 우리 팀 상무님이 발표한 본 주제에서는 반도체 제조 산업의 혁신적인 변화, 특히 인공지능(AI)과 기계학습(ML)을 통한 자율 제조 시설 구축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루었다. 발표에서는 생성형 AI가 공정 제어 개선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하며, AI 기반 자동 레시피 생성과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한 대화형 공정의 중요성 강조하였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생성형 AI의 활용이 단순한 보조 도구를 넘어 공정 최적화, 예측 유지보수, 수율 개선 등 전반적인 제조 과정을 혁신할 수 있다는 전망이었다. 또한, 시계열 기반 모델의 도입을 통해 장비 동작과 공정 역학에 대한 심층적 이해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했다. 발표는 단순히 이론적 가능성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사례 연구와 구현 사례를 통해 생성형 AI와 고급 시계열 분석이 가져올 수 있는 구체적인 이점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발표에서는 완전 자율 제조 시설 구축을 위한 향후 과제와 연구 방향을 제시하며, AI 솔루션의 확장성과 표준화된 프레임워크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반도체 산업의 미래 비전을 명확히 제시하는 동시에, 관련 분야의 연구자와 기업들에게 중요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Deep Topological Data Analysis and Self-Supervised Learning for Semiconductor Image Analytics - Janhavi Giri (Data Scientist, Intel)

- 이 발표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의 이미지 분석을 위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Deep Topological Data Analysis(DTDA)와 자기 지도 학습(SSL)을 결합한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했는데, 이는 라벨이 없는 대규모 이미지 데이터에서 자율적으로 패턴을 추출하고 결함을 탐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연구였다. WM811K 웨이퍼 맵 데이터셋을 사용한 실험에서 이 방법론을 통해 결함 유형별로 클러스터링을 수행한 결과가 의미 있게 나온 점이 인상적이었다.


Machine Learning based virtual metrology in advanced process control for improved high product mix manufacturing - Srividya Jayaram (Product Engineering Manager, Siemens)

- 이 발표는 고품종 소량 생산 환경에서의 화학 기상 증착(CVD) 공정 개선에 관한 연구였다. 머신러닝 기반 가상 계측(VM)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고급 공정 제어(APC) 시스템에 통합하는 접근 방식이 흥미로웠다. 그러나 발표에서 언급된 시뮬레이션 결과가 단일 기술 노드에 국한되어 있어, 다양한 기술 노드에서의 성능 검증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다.


Data-driven Digital Twins for Dynamic Fab Optimization - Sumit Sanyal (COO, minds.ai)

- 이 발표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의 데이터 기반 디지털 트윈과 동적 팹 최적화에 관한 연구였다. 디지털 트윈과 강화학습(RL)을 결합한 동적 팹 제어, 스케줄링, 계획 시스템을 개발하는 접근 방식이 흥미로웠다. 특히 셋업 전환 최적화 사례에서 RL 에이전트가 미래의 잠재적으로 발생 가능한 Issue에 대비하여 동적으로 최적화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 연구가 FAB 전체 운영 측면에서 물류 스케줄링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개별 장비 동작 최적화를 목표로 하는 내 연구와는 다른 스케일이지만, 반도체 제조 현장에서 RL을 통해 다양한 스케일로 생산성을 최적화하려는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이는 내 연구도 잠재력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