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18일부터 20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mobile world congress (MWC)에 다녀왔습니다. 중국은 이번이 첫 방문이었고, 모바일 중심의 글로벌 학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고 생각하기에, 부푼 마음을 안고 행사장에 들어섰습니다.


MWC는 이름 그대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의 약자로, 전 세계 통신 및 모바일 산업의 최신 기술 동향을 소개하는 대표적인 국제 행사입니다(다만, 이번 상하이에서는 중국과 관련된 기업들 위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름과는 달리, 전시의 범위는 모바일 기술에만 국한되지 않고, 자동차, 로보틱스, 인공지능 결합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기술들이 함께 소개되고 있었습니다. 전시장에서는 중국 내 여러 기업들이 오픈 부스 형태로 참여하고 있었고, 각 부스마다 대형 디지털 포스터를 통해 자사 기술이나 제품을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부스를 담당한 직원들은 방문객의 질문에 답해주며, 기술에 대한 실시간 데모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아래에 각 날짜별로 인상 깊었던 점들을 정리하였습니다.


첫째 날은 개인적으로 시각적인 자극 중심으로 전시장을 둘러보며 학회를 경험했습니다. 대부분의 부스 설명이 중국어로만 제공되고 있었고,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부스는 소수에 불과해 약간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영어로 소통이 가능한 몇 안 되는 오픈 부스를 찾아다니거나, 파파고의 이미지 번역 기능을 이용하여 최대한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인상 깊었던 점은, 중국의 개인정보 보호 기준이 한국과는 사뭇 다르다는 점이었습니다. 부스 설명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광범위한 고객 개인 정보 데이터 수집과 활용이 가능하며, 이를 기반으로 AI 모델링 및 맞춤형 서비스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개인 정보 보호법에 민감한 우리나라 정서와는 크게 다른 것이 가장 인상 깊은 점이었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원동력으로 삼아 중국이 매우 빠른 기술 성장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또한 이날은 로봇 관련 부스를 중점적으로 관람했습니다. 로봇 기술에 관심이 많은 재훈이 형과 동행하면서 기술적 배경지식에 대한 설명을 곁들일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전시에 대한 이해도도 한층 깊어졌습니다. 다만, 로봇들의 동작이 실제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유연하게 반응하는 것보다는, 사전에 정해진 동작 시나리오에 따라 수행되는 듯한 인상을 받아 다소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라도 적극적으로 자사 제품의 기술력을 홍보할 수 있는 중국인들의 자부심을 잘 배워가야겠다 생각하였습니다. 


둘째 날에는 화웨이가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프라이빗 부스들 위주로 관람하였습니다. 해당 부스들은 일반 전시장과는 달리 별도의 추가 입장권 비용을 지불해야만 출입이 가능한 공간이었는데, SSRC 센터장님의 도움으로 특별히 입장이 허용되어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프라이빗 부스들은 유료 전시인 만큼, 영어 설명 자료와 영어 가능 스태프가 준비되어 있었고, 전시 내용에 대해 첫째 날보다 훨씬 능동적으로 소통하고 이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화웨이와 같은 통신사가 중국 내에서 수행하는 역할의 범위를 체감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중국 내에 AI 기반 인프라 서비스가 잘 작동되기 위해서는, 클라우드 모델 상의 AI 모델과 고객들의 on-device간 통신 소통이 정말 중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중국에서는 보다 세분화된 사용자 맞춤형 네트워크 서비스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고객 군집 기법을 통해 유저의 등급(예: 일반 사용자, VIP 등)에 따라 통신 속도나 품질을 차별화하여 제공하며, 특정 상황(예: 공항, 대규모 이벤트, 산업 단지 등)에 맞춰 자원 배분을 동적으로 조절하는 기술들이 실제로 적용되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한국인의 정서 상 고객의 등급 및 상황에 따라 통신 품질이 차별화된다는 상황을 쉽게 잘 받아들이지 못할 것 같다고 생각하였는데, 중국은 쉽게도 이렇게 서비스하는 구나, 우리와는 다르구나 생각했습니다. 특정 연구원이 고객 데이터 수집 시 동의는 구하고 하는거냐 물었는데, 그걸 왜 물어봐?라고 답변하는 중국인이 참 인상 깊습니다.


셋째 날에는, 행사장에 방문하였던 모든 SSRC 연구원분들이 호텔 로비에 함께 모여 아침 식사를 진행하였습니다. 각 연구원분들이 행사장을 돌아다니며 느꼈었던 점들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는데, 다른 전공을 가진 사람들은 이번 행사를 저렇게 받아들였구나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타 전공과의 융합 소통이 정말 이렇게도 중요하구나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끝으로 행사장에서 빠져나와 공항에 들리기 전, 간단하게 대한민국 임시 정부 방문, 중국 거리 및 공원 산책 등을 진행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상하이의 멋진 야경도 인상 깊었지만, 70~80년대의 거리 풍경을 연상케 하는 중국 고유의 분위기도 엿볼 수 있었어서 참 좋았습니다.


연구실 내에서 가장 편하다고 말할 수 있는 내 동기(재훈이 형)와 단둘이 2박 3일간 '동양의 뉴욕'이라 불리는 상해에서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 수 있었어서 참 좋았습니다. 이러한 귀중한 학회 탐방 기회를 만들어주셨던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